현재위치 : HOME > 선교정보보기  작성자    첨부파일      자료구분    작성일  2003-10-07  제목  <기획> 인터뷰 1- 국경없는 마을 원곡동에 사랑을, 박천응 목사  주제어키워드  기획  국가    자료출처    성경본문    조회수  4315  추천수  9 지하철 안산역에서 내려 원곡동에 들어서자 ‘국경없는 마을’이란 이름답게 보이는 곳마다 다양한 눈동자와 피부색의 외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이 보였다. 간간히 보이는 태국, 방글라데시등의 전문 식당과 외국 노동자와 흥정을 하고 있는 상인들의 모습을 통해 함께 더불어 사는 공동체 마을이 이미 형성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곳에는 수년간 이들의 인권 개선과 화합, 궁극적으로는 선교의 중심이 되고 있는 안산 외국인 노동자 센터가 있다. 기자가 방문했을때 MBC <러브 하우스>의 지원으로 센터 건물의 보수, 개축이 한창 진행중이었다. 그 분주함 가운데 박천응 목사와 센터를 섬기는 이들은 이주 노동자들을 맞아 들이고 도움의 손길을 펼치고 있었다. 박천응 목사는 94년부터 지금까지 이주 노동자들의 인권과 처우 개선을 위해 철저하게 이들 편에서 항변하고 금식으로 투쟁하기까지 오직 한길을 걸어온 주의 종이다. 한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서 보았던 단호하고 투쟁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직접 만나본 그는 한줄기 불어오는 바람으로도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세심하고 온화한 자연을 닮은 사역자였다. 그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이주 노동자 선교정책의 바람직한 방향과 이주 노동자 선교의 이모저모에 대해 들어보았다. Q: 외국인 노동자 사역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A:목사가 되고자 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때입니다. 제가 가난하게 자라와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목회해야겠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지나온 과거를 생각해보면 할아버지가 1920~30년대에 일본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계셨습니다. 아버지와 친척들이 그곳에서 태어났지요, 외국인 노동자의 후손인 셈입니다.(웃음) 또 미군부대 주변에서 살아 외국인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가족중에 국제 결혼한 사람도 있어 환경적으로 외국인과 친숙했습니다. 하나님이 미리 아시고 큰 어려움이 없도록 준비해오신 것이지요. 92년 소명을 확신하게 된것은 우연히 길에서 만난 외국인 노동자의 “please, help me......" 라는 한 마디 말이었습니다. 자신이 어디에 있고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지 모르겠다고 도와달라고 하던 도움의 요청이 이 일을 하게 된 중요한 방향과 계기가 되었습니다. Q:외국인 노동자 어떻게 사랑할 수 있을까요? A:어느날 노동자 한 명이 식사초대를 하였습니다. 독특한 고향 음식으로 상다리가 휘어져라 상을 차렸습니다. 돈도 없을텐데 웬일로 이렇게 상을 차렸을까 궁금하여 물었더니 공장에서 일하다 손가락이 잘려 산재 보상금을 받게 되었는데 목사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받지 못했을거라면서 감사하여 식사대접을 한다 합니다. 저는 밥을 먹다 말고 숟가락을 놓았습니다. 제가 남을 위해 산다고 하지만 아주 작은 도움을 주었음에도 상대가 크게 감사해 할때 스스로 많이 부끄러워집니다. 마음과 행동이 늘 같지 않아서 의례적으로 베푸는 친절과 작은 행동에 감동받고 눈물 흘리는 노동자들을 보면 오히려 제가 배우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추운겨울 센터 문앞에 누워있는 흑인 노동자, 화상으로 온몸이 진무르고 마음가득 슬픔이 가득한 노동자를 볼때 예수님의 잔상이 그들과 겹쳐 보입니다. 그들은 한국 땅에 낮은자로 임하신 예수님입니다. 그들을 통해 우리는 예수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Q:안산외국인노동자 센터의 선교이야기 (디아코니아 선교) A:우리의 선교는 한 마디로 디아코니아 선교입니다. 그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주는것, 어디가 아프냐? 왜 월급을 못 받았어? 예수님이 강도 만난 자에게 성경보자, 기도하자, 나를 믿으라 먼저 강요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먼저 너의 필요가 무엇인지를 묻고 채워주셨습니다. 선교의 접근방식은 여러 가지이지만 우리가 택한 방식은 필요를 채워주는것, 봉사하고 나누는 디아코니아 선교입니다. ngo형 선교방식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조급한 생각으로 빨리 전도해서 세례를 받게 해야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꾸준하게 그들의 필요한것들을 채워주고자 하는데 힘씁니다. 주일마다 이곳엔 교회의 봉사단체들이 많이 옵니다. 3년동안 말 한마디 없이 와서 의료봉사를 하고 가는 ‘사랑의 교회 의료팀’과 그밖의 많은 섬김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기가 드러나지 않게 봉사하는 크리스천의 모습에서 노동자들은 보이지 않는 사랑의 아름다운과 능력을 봅니다. 이것이 이들의 감성을 터치하여 결국 마음을 열게 합니다. 선교를 할때 말과 문자로 하려 하는데 우리는 말이 아닌 몸으로 하는 성서 말씀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선교지와 한국 교회에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말과 문자로 된 것은 거리에 널려 있지만 이 땅에 몸으로 직접 실천하는 성서의 부재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불신과 실망을 안겨줍니다. 말과 행동이 다른 교회에 비판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Q :아직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주 노동자들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이곳‘국경없는 마을’의 사례를 통해 해외 선교지에서의 문화적 간극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십시요. A:문화적인 접근에서의 선교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곳은 외국인 노동자가 많이 살고 있지만 주민들이 이들을 같은 주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반기지도 환영도 안하였습니다. 먼저 정착한 사람으로써의 텃세는 모든 선교지에서 선교사들도 마찬가지고 겪는 일입니다. 선교를 문화적 측면에서 접근하고자 할때 낯선이들은 먼저 정착한 사람들과 더불어 화합하며 살 수 있을까를 먼저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접촉접을 많이 가져야 합니다. 지속적으로 접촉하여 만날 수 있는 공동의 화제를 갖고 상호협동하는 협동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곳의 경우는 노동자들이 잘 몰라 쓰레기 봉투를 사용하지 않는 문제로 주민들과 갈등이 많았지만 한달에 한 번 같이 만나 치우는 일을 하면서 서로간의 신뢰가 쌓이고 편견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길거리에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들을 모아 노동자들은 ‘쓰레기 십자가’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나누어 주고 서로의 이름도 알아가는등 친숙해졌습니다. 일반 상점들의 손님이 많게는 7,80%가 외국인 노동자이다 보니 공존하는 관계가 시작된 것입니다. Q: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요? A:원곡동 이 작은 동네에는 놀랍게도 무슬림들의 모스크가 두 개나 있습니다. 대부분의 무슬림들에게는 기독교는 곧 미국, 악마의 종교라는 등식이 있습니다. 가까이 가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곳의 노동자들 대다수는 무슬림들입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과 화합한것과 마찬가지로 센터에 대해 아무런 장벽이나 거리낌없이 기독교 사람들과 친구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작년에는 크리스마스에 놀러온 무슬림 친구가 우연히 사진에 찍혔는데 그 쪽에서 문제가 될까봐 홈페이지에 올려진 사진에서 얼굴을 지워주는등 우리가 조심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법 개정 문제로 단식했을때 많은 무슬림들이 기도하고 지지방문을 해 주었습니다. 종교간의 배타심을 버리고 일단 친구가 될 수 있으면 만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고 대화를 통해 편견을 조금씩 허무는 것입니다. 바로 개종하지 않더라도 선한일을 하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내려놓게 되는 것이지요. 그들은 자신을 진정으로 존중하고 배려할 때 큰 감동을 받습니다. 무슬림 노동자가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 각자의 방식대로 기도하자고 합니다. 기도를 마치면 눈물을 글썽이며 다음에 또 기도해 달라고 하지요. 상대의 종교조차 존중해 줄때 신뢰하고 접근하면 감동하고 마음을 열기 시작합니다. 이들이 본국에 돌아가서 강경 무슬림들이 기독교를 핍박할 때 기독교를 다 그렇게 봐선 안된다고 훈수를 줄 수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서로의 벽을 낮추는것, 이것이 선교의 출발입니다. Q:귀환 노동자들을 위해 현지 선교사와 연계하여 지속적인 선교를 할 수 있을텐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현재 한국의 선교가 질적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선교의 네트워크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귀환후의 지속적인 선교를 위해 노력을 많이 해왔지만 실망스런 경우가 많았습니다. 인도네시아와 방글라데시에 귀환 선교 프로그램을 위해 NGO를 설립하였고 현지 선교사와 협력하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쪽은 그쪽나름의 해야할 사역이 많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할 일이 아니라고 거절하는데 안타까웠습니다. 귀환 노동자들과 단순하게 연결 고리만 갖고 있어도 그 파급효과는 무시못할텐데 협력 선교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무슬림 쪽 같은 경우는 신분노출을 우려하여 그럴 수도 있습니다. 지나친 개별, 개인 단체별 선교는 이제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이곳의 노동자들이 한국에서 벗어난 후에는 고려가 전혀 안되고 있습니다. Q:외국인 노동자 선교에 있어서 주의할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요. A:한국에서 선교하는 사람들은 너무 한국식 선교스타일을 고수하는것에 문제가 있습니다. 이주 노동자의 본국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선교는 안됩니다. 상대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전도하는 것 (예를 들어 길거리에서 손잡고 통성기도 하는등)은 자기 만족을 위한 전도일 수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나를 위하기도 하지만 상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 모슬림 국가의 한 선교사에게 불평섞인 전화가 왔습니다. 한국에서 세례받고 귀국한 노동자가 자꾸만 선물과 물질을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많이 주었는데 왜 이곳은 안주냐고 불평을 한다고 말입니다. 무차별적인 물량공세도 곧 한계에 다다를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은 지나치게 교리로 단단하게 뭉쳐 있는 듯 합니다. 교리를 벗어나면 안된다 라는 강박속에 더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와 다른 자들을 교리의 잣대로 보아 저들은 마귀의 자식이다라고 먼저 상정하면 안됩니다. 그냥 한 사람으로 보아야 합니다. 선교는 먼 미래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도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들을 도울때 그들만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그들을 통해 나를 선교하고 계심을 깨닫게 됩니다. 나 스스로를 절대자 앞에 돌아볼 수 있고 성숙을 위해 주님이 온갖 사물과 사람을 통해 지금도 나에게 끊임없이 말씀하고 계심을 알게 되는것입니다. Q:앞으로 안산외국인노동자 센터의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요. A:다문화 공동체로서의 국경없는 마을에 초점을 맞추고 지역사회에서 서로가 자급자족 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들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습니다. 실직문제가 심각한데 이주노동자 창업 협동 조합을 만들어 실제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원곡동을 비롯하여 이 일대가 도시형 생태 마을이 되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긴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선 온통 시멘트로 덮여 있는 마을에 나무와 꽃을 심고 페타이어를 모아 꽃길을 만들고 집집의 담장도 허무는등의 일을 하고자 합니다. 이 모든일의 근본은 영성 수련 공동체를 위함입니다. 영성훈련은 일상생활과 자연속에서 잘 이루어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노동자들끼리도 나라가 다 달라 서로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지만 하나님이 주신 자연만물을 통해서는 소통이 가능합니다. 서로서로의 마음이 전달되어지는 따뜻한 공동체, 사랑이 넘치는 공동체가 되길 꿈꾸고 있습니다. 사랑이 넘치는 곳에 하나님이 반드시 계심을 알기 때문입니다. 추석을 맞아 국경없는 마을에서는 센터가 주최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추석 대잔치가 열렸다. 원곡동 주민과 반월-시화공단에서 근무하는 각국 노동자 3000여명이 참가하여 각국의 전통 민속 경기와 씨름, 축구등의 경기를 하면서 사랑을 나누고 친목을 다졌다. 우리는 무조건 세례를 주고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도록 ‘빨리빨리’ 한 영혼을 전도하는 것을 선교라 알기 쉽다. 그러나 안산 노동자 센터를 통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교란 어떤 방법, 모양으로도 주님의 사랑이 그곳에, 그 마음속에 거하게 하는 것이 본질임을 알게 된다. 우리가 주님의 마음으로 아픈자를 치료하고, 마음이 상한자를 위로할 때 그곳에는 반드시 하나님의 사랑이 있다. 정유정 기자(choloj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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