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사사기9:22-25            삼년 정권

  불법으로 권력을 손에 넣은 아비멜렉은 그럭저럭 삼년을 넘깁니다. 그런데 사년 째에 접어들자 심각한 문제에 봉착합니다. 공의의 하나님이 살아 계십니다. 그리심산에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절규했던 요담의 호소를 하나님은 잊지 않고 계셨습니다. 불의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불법은 여전히 불안합니다.

Ⅰ. "악한 신을 보내시매"(23절 상반절)
  하나님은 영계(靈界)를 다스리십니다. 비록 악한 영들이라 할지라도 모두 하나님의 주권 아래에 있습니다. 주님의 통치 밖에서 악령들이 제멋대로 활동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불의한 아비멜렉을 치실 때 악령을 사용하셨습니다. 사람은 영적인 피조물입니다. 눈에 보이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영계와 관련되어 살아갑니다. 영들의 보호와 도전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하나님은 악령을 통하여 아비멜렉과 세겜 사람들 사이에 정신적 혼란을 일으키십니다. 사람들 사이에 심각한 정신적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는 모두 악한 영들에 의해 미혹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온전한 정신을 가지고 있으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불의한 영들이 사람들의 정신 세계를 침입하여 오해와 반목, 질시, 미움 등등을 가져옵니다. 지금 소위 의학적인 정신병을 두고 언급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기 쉬운 인간 관계에 있어서의 문제와 갈등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별 것 아닌 것에 어느 순간 오해가 생기며 무섭게 집착하게 됩니다. 좋았던 인간 관계가 틀어집니다. 이런 현상이 저절로 생기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악한 영이 우리의 생각(마음. 혹은 심령)에 침입하였기 때문입니다. 그 때 영적으로 깨어있어 잘 막고 거르면 문제가 엉뚱한 곳으로 번지지 않지만 그렇지 않고 악령에 미혹되어 사로잡히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정신적 고통에 빠지게 됩니다. 이게 사단과 그의 졸개들인 악령들이 하는 일입니다. 이 부분에 있어 주 하나님께서 허용하셨고, 때로는 주님의 뜻을 이루고자 적극적으로 악령을 사용하시기도 하십니다. 본문이 그 예입니다.

Ⅱ. "세겜 사람들이 아비멜렉을 배반하였으니"(23절 하반절)
  어느 날 하나님이 보내신 악령이 세겜 사람들에게 들어가자 그들의 심경에 변화가 일어납니다. 비극의 시작입니다. 아비멜렉의 정권 탈취에 적극적인 협력하여 정치자금 대주고 기드온의 아들들 살해하는데도 가담하였던 세겜 사람들이 갑자기 돌변하여 아비멜렉으로부터 등을 돌립니다. 아비멜렉이 싫어지고 미워하는 감정이 생깁니다. 더 이상 아비멜렉하고 손을 잡고 싶은 마음이 생기질 않습니다. 그러기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배신합니다. 이는 뜻밖의 사태입니다.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굳게 결탁한 아비멜렉과 세겜 사람들이기에 이렇게 쉽사리 깨질 줄을 아무도 몰랐을 것입니다. 소위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원수로 바뀐 순간입니다. 아비멜렉 입장에서도 그에 대한 반역이 가장 가까이서 벌어질 줄이야 꿈엔 들 생각해 보았겠습니까? 같은 혈육 같은 형제인 세겜 사람들이 배신할 줄이야! 사람의 마음은 믿을 수 없습니다. 사실 내가 내 마음도 신뢰하기 힘듭니다. 악령에 사로잡힌 세겜 사람들의 변신을 보십시오. 성경은 그 전후 사정에 대하여 자세히 기록하고 있지 않기에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가를 잘 알 수 없습니다. 불편해진 최악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일들이 진행되었으리라 추측할 뿐입니다.

  정권을 탈취한 아비멜렉 그리고 이에 적극적으로 한통속이 되어 뛰어다닌 세겜 사람들이 기뻐하며 웃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웃음이 입가에서 채 떠나기도 전에 공의의 하나님의 심판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뿌린 대로 거두게 되어있습니다.      

성경:사사기9:26-57               갚으시는 하나님

  세상은 불의를 보고 침묵할지 몰라도 공의의 하나님은 그냥 넘기지 않으십니다. 악행에 대한 보응을 하십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이 땅에서 핍박을 받고 환난을 당할 때 하늘에 계신 하나님은 그 모든 내용을 빠트리지 않고 기록하십니다. 공의의 하나님이 계시기에 원수 갚는 일에 그리 안달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주님이 알아서 처리하십니다. 다만 우리는 주 하나님에게 우리의 사정을 아뢰면 되는 것입니다. 포악한 일을 행한 아비멜렉과 세겜 사람들의 말로를 보시기 바랍니다.

Ⅰ. 비극적인 최후(26-55절)
ⅰ. 세겜 사람들
  하나님이 보내신 악령에 미혹되어 세겜 사람들은 아비멜렉에 대항하여 반역을 꾀합니다(26-29절). 생각지도 않은 뒤틀림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를 보고 아비멜렉이 가만있겠습니까?(30-33절) 배신감에 치를 떨며 세겜을 공격합니다. 세겜이 당해내지 못하고 아비멜렉의 칼날에 끔찍하게 살육 당합니다(34-45절). 가까스로 아비멜렉의 칼날을 피해 높은 망대로 피신한 나머지 세겜 사람들도 살아남지 못하고 불에 태워져 죽임을 당하는 최후의 순간을 맞이합니다(46-49절). 무려 천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불에 태워지는 참혹한 광경,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그들은 아비규환을 이루었을 것입니다. 한 때는 아비멜렉이 권력을 잡는데 일등공헌을 했던 그들이 이제는 아비멜렉의 칼에 망할 줄이야. 불의한 아비멜렉을 도와 기드온의 자식들을 죽인 대가를 고스란히 되돌려 받은 세겜 사람들입니다. 무고한 자들의 피를 땅에 쏟은 죄 값을 자신들의 피로 갚은 꼴입니다. 무고한 자들을 살해하고서도 무사할 줄 알았지요, 어림도 없습니다. 공의의 하나님은 행한 대로 갚으십니다.
ⅱ. 아비멜렉
  세겜 사람들의 악행을 아비멜렉의 손을 통해 철저하게 갚으신 하나님은 이제 아비멜렉을 처리하십니다. 형제들을 잔인하게 죽이고 권력을 손에 넣은 아비멜렉, 목적을 달성했으니 두 다리 쭉 뻗고 부귀영화를 누릴 줄 알았겠지요. 한 삼년은 그렇게 지냈습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합니다. 측근 중의 측근이요 동지 중에 동지인 세겜 사람들이 반역합니다. 도무지 상상도 못할 일이 전개됩니다. 분노가 치민 아비멜렉은 곧바로 세겜 사람들을 요절내고 맙니다. 잔인한 진압을 단행합니다. 그러고도 속이 안 풀린 아비멜렉은 인근 데베스 성을 공격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계획이었습니다. 포악한 아비멜렉을 죽이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이었습니다. 결국 아비멜렉은 데베스를 공격하다가 되려 한 여인이 던진 맷돌 윗짝에 머리가 정통으로 맞아 해골이 부서지는 치명상을 입습니다(50-53절). 그리고 남자가 여인에게 맞아 죽었다는 치욕을 덜고자 서둘러 부하를 시켜 칼로 자신을 찌를 것을 명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합니다(54절).

Ⅱ. 행한 대로 갚으시는 하나님
  사사기 9장의 핵심 구절입니다. "아비멜렉이 그 형제 칠십인을 죽여 자기 아비에게 행한 악을 하나님이 이같이 갚으셨고 또 세겜 사람들의 모든 악을 하나님이 그들의 머리에 갚으셨으니 여룹바알의 아들 요담의 저주가 그들에게 응하니라"(56-57절)

  선을 행하고도 하나님의 복을 받지 못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고 반면에 악을 행하고도 하나님의 심판을 피하여 무사(無事)하는 일은 결코 발생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공의는 영원합니다. 인생은 뿌린 대로 거두며 삽니다. 우리는 일의 결국을 지켜보면서 주님의 의(義)를 찬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