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레위기4:13-21                  회중의 속제

  영적 지도자인 제사장의 범죄에 대하여 말씀하신 우리 주님께서는 이제 온 백성의 죄에 대하여 가르치십니다. 공동체의 죄악입니다. 죄는 개인적인 성향을 강하게 띠지만 그렇다고 개인으로 국한되지는 않습니다. 단체로 죄의 성향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느헤미야나 다니엘이 하나님 앞에 회개를 할 때 자기 민족의 죄에 대하여 자복하며 용서를 구하기도 하였던 것입니다(느헤미야1:6, 다니엘9:20).

Ⅰ. 온 회중의 죄

  "만일 이스라엘 온 회중이 여호와의 금령 중 하나라도 그릇 범하여 허물이 있으나 깨닫지 못하다가"(13절). 이스라엘 온 회중이 단체로 하나님의 말씀을 불순종할 수 있습니다. 한결같이 같은 죄의 길로 들어설 수 있습니다. 온 가족이 하나님의 말씀을 거슬리기도 합니다. 어떤 단체나 공동체가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기도 합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실제로 이 일을 행하기도 하였습니다(출애굽기32장). 모세가 하나님의 말씀을 받으러 시내산에 올라 가 있는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금송아지를 만들어 숭배하였습니다. 가증한 우상 섬기는 일에 모두가 하나가 되었던 경우입니다. 그런데 단체로 죄를 범하는 경우엔 대개 당시는 죄에 대하여 깨닫지 못한다 라는 것입니다. "스스로 깨닫지 못하다가", 전체의 흐름 속에 휩쓸린 상태에서는 죄가 죄인 줄 모르고 행하기 쉽습니다. 모두가 치우쳐 있는 상태에서 분별하기란 어렵습니다. 어떻게 보면 일반화된 범죄의 경우는 더욱 그 폐해와 심각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Ⅱ. 회중의 속죄

  "그 범한 죄를 깨달으면 회중은 수송아지를 속죄제로 드릴지니"(14절 상반절). 뒤늦게나마 공동체의 범죄에 대하여 알게 되면 온 회중은 하나님 앞에 나아가 속죄의 제사를 드려야 합니다. 제사장의 속죄와 같이 동일한 수송아지 예물을 하나님께 드려야 합니다. 제사장의 죄가 백성에게 죄얼을 입게 하였던 것을 기억하면 온 회중의 죄에 대한 속죄도 같은 맥락에서 다루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즉 제사장의 죄가 백성에게 영향을 미친다 라는 점에서 전체성을 띠는 것과 같이 회중의 죄도 전체성을 띠고 있다는 것입니다. 차이점은 제사장의 죄로 인해 백성이 입은 죄책은 개인으로부터 전체로 확산되었다 라는 점이며 온 회중의 범죄는 처음부터 전체를 염두에 두고 진행되었다 라는 것입니다. "그 송아지를 속죄제의 수송아지에게 행한 것과 같이 할지며"(20절). 백성에게 죄얼을 입게 한 제사장의 죄가 단체적인 성격을 띠었던 것과 같이 온 회중의 죄도 단체적이기 때문에 동일한 수송아지를 속죄제의 예물로 드려야 했으며 또한 동일한 방식으로 속죄의 절차를 밝아야 했습니다. 온 회중이 범한 죄로 인해 공동체가 속죄제를 필요로 하였다 하여 개개인의 책임이 감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전체에 파묻혀 각자의 책임이 약화되지 않습니다. 하나님 앞에 모두 나아가 죄에 대한 속죄제를 드려야 합니다. 각자가 온 회중에게 끼친 영향력의 크기를 놓고 서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공동체에 대한 연대적 책임을 강하게 느끼고 속죄에 대한 주님의 긍휼을 간절히 구해야 합니다. 같은 마음으로 하나님께 회개를 하여야 합니다. 온 회중의 범죄에 대한 하나님의 용서 없이는 그 누구도 전체의 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가정이 범죄하고 민족이 범죄하고 나라가 범죄하고 또한 교회가 하나님께 범죄할 수 있습니다. 가족이면 그 책임을 져야 하며 민족과 나라의 구성원이면 동일한 책임을 지며 또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의 지체이면 동일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휩쓸려 들어갈 수 있는 연약함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전체에 대한 속죄는 전체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온 회중의 범죄는 온 회중이 하나님께 나아가 속죄의 예물을 드릴 때 해결됩니다.